학생처 소식
초록빛 캠퍼스를 위하여, 문화예술원 ‘워크온 가드닝’
Author
관리자
Date
202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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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7
‘워크온 가드닝’ 행사 포스터
지난 5월 1일 진행된 ‘워크온 가드닝’은 이러한 문화예술원의 방향성을 캠퍼스의 일상적인 풍경 안에서 풀어낸 행사였다.
손으로 빚어낸 꽃 피는 캠퍼스
‘워크온 가드닝’은 문화예술원 오지형 전문위원이 기획하고, 정원 조성 중앙동아리인 ‘피움’의 운영진들이 협력 운영한 행사다. 중앙도서관 인근 화단, BK 국제관 (946동)과 국제대학원(57동) 사이 오솔길, 미술대학 (74동) 주변 정원에서 참여자들이 직접 씨드볼(seed ball)을 만들고 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후 씨드볼에 포함된 식물군을 설명하는 팻말을 설치하고, 행사 종료 약 2개월 뒤에는 다시 현장을 방문해 발아와 개화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까지 프로그램에 포함됐다.이번 행사는 캠퍼스를 걷다가 문득 ‘여기에 꽃이 하나 피면 좋겠다’라는 상상에서 출발한 참여형 정원 조성 프로젝트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문화예술원의 오지형 전문위원은 “학내 구성원들이 평소 컴퓨터 앞에 있는 일이 많다 보니, 몸을 움직이며 흙을 만질 수 있는 시간이 생기면 일상이 환기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라며 행사의 의도를 소개했다. 화면이 아닌 실제 재료와 마주하는 시간, 그리고 반죽하고 굴리고 심는 과정 자체를 온전히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공간에 대한 애착과 뿌듯함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오 전문위원의 설명이다.
생태를 고려한 협업, 씨앗 하나에도 담긴 고민
이번 행사의 중요한 특징은 정원 조성 중앙동아리 ‘피움’과의 협업이다. 문화예술원 행사 기획에 학생 동아리가 참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식물 선정과 식재 방식에는 관련 지식과 경험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오 전문위원은 학부 시절 피움에서 활동했던 기억을 떠올려 협업을 제안했고, 피움의 회장인 진서윤(농업생명과학대학 작물생명과학전공) 학생을 비롯한 운영진이 준비 과정에 함께했다.오 전문위원과 피움이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씨드볼에 들어갈 식물종 선정이었다. 캠퍼스 안에 씨앗을 심는 일은 단순히 예쁜 꽃을 고르는 문제가 아니었다. 기존 생태계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캠퍼스 환경에서 자랄 수 있는 식물이어야 했다. 진서윤 학생은 “무분별한 파종이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관악산과 서울 일대에서 실제로 자생하는 식물종을 확인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효범 교수(농림생물자원학부)의 자문이 더해지며, 씨드볼 형태로 심었을 때 생존 가능성이 높은 자생종을 고를 수 있었다.
장소 선정 역시 까다로웠다. 캠퍼스에는 이미 관리 번호와 이름표가 붙은 식물들이 많기 때문에, 새로 심는 씨드볼이 기존 식생과 충돌하지 않아야 했다. 동시에 행사의 취지에 맞게 관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공간, 학생들이 지나가며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어야 했다. 기획진은 서울대 학술림과 논의하며 중앙도서관 인근 화단, 국제대학원 인근 부지, 74동 인근 화단을 최종 장소로 정했다.
이 밖에도 기획진은 ‘심은 것이 실제로 자라나야 행사가 완성된다’는 점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비 예보를 고려한 일정 조율, 비료 사용, 흙의 배합 비율까지 모두 이러한 고민의 끝에서 결정됐다.
씨드볼 식재 후 팻말을 함께 설치하는 참여자들
피움 부원들과 행사 참여자들
참여자들이 직접 완성한 워크온 가드닝
행사 당일은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참여자들은 먼저 행사 개요와 씨드볼 만드는 방법을 안내받은 뒤, 준비된 재료를 이용해 각자의 씨드볼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같은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 사이에 어색함도 있었지만, 흙을 만지고 씨앗을 섞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갔다.진서윤 학생은 동아리 운영 경험을 떠올리며 식물을 매개로 유대하는 일의 소중함을 언급했다. 그는 행사 당시를 두고 “차분하게 흐르는 음악 아래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형성한 유대감”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공휴일에 진행된 행사라 예상보다 참여 인원은 조금 적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참여자들이 서로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아늑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각 장소에 씨드볼을 심으러 이동할 때는 이미 가까워진 참여자들이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걷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캠퍼스의 회색지대에 씨앗을 심는 일은 작고 조용한 실천이었다. 그러나 그 작은 행위는 학생들이 캠퍼스를 단순한 이동 공간이 아니라 함께 돌보고 변화시킬 수 있는 장소로 바라보게 했다. ‘워크온 가드닝’은 문화예술이 반드시 무대나 전시장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흙을 만지는 손끝과 함께 걷는 발걸음 속에서도 시작될 수 있음을 보여준 행사였다. 씨드볼이 꽃을 피울 서울대학교 캠퍼스와 문화예술원의 다음 행보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행사에 참여 중인 참여자
서울대학교 학생기자단
성지윤 기자
jy41004@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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